[기자수첩] 현대차 갑질 직원들 ‘공개수배’
[기자수첩] 현대차 갑질 직원들 ‘공개수배’
  • 이동림 기자
  • 승인 2019.11.01 16:2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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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나면 그때 뿐’…응답하라 정의선
현대자동차 사옥.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사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속된 말로 ‘공개수배’를 받고 있다. 혐의는 부당착취다. 강자인 이들이 을(乙)의 관계에 있는 협력사(부품업체)에게 출장비를 떠넘기고, 유흥업소 접대를 강요하고 채용청탁까지 했다는 의혹이다. 

29일 KBS에 보도된 내용과 지난달 16일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을 종합해 보면, 현대차 담당자들의 대우는 소위 장관급이다. 협력사들이 돈 많이 쓰고 접대 잘하면 품질5스타로 인정받는다. ‘품질5스타’란 현대차가 300곳이 넘는 협력사의 품질을 관리하는 제도다. 이 점수와 등급이 떨어지면, 협력사는 입찰과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구조다. 심할 경우 신규 부품 수주까지 타격을 받는다. 

그래서 협력사에 감사하러 나온 현대차 직원의 출장비용은 거의 대부분 협력사에서 낸다. 식비, 숙박비, 톨게이트 비 영수증까지 알뜰히 챙겨준다. 또 저녁 식사는 물론 노래방 도우미 접대나 룸살롱 접대까지 강요받는다. 급기야 현대차 직원들의 지인이나 친인척 자녀가 협력업체에 지원했다며 이력서를 직접 출력해 갖고 온 사례도 있다.

이게 접대5스타인지 품질5스타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폭로 글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히 현대차 직원들의 ‘갑질’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제도 관련 갑질 신고나 비리 신고가 접수된 건은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없었다는 게 현대차 측의 주장이다. 신고한 게 밝혀지면 불이익을 받는 것일까. 아니면 죽일 놈이 되는 것일까.

이유야 어쨌든 문제를 일으킨 직원에 대해 현대차 측은 ‘무관용 원칙’에 따라 처벌한다고 했다. ‘혼나면 그때 뿐’이라는 식이다.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닌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제 수장인 정의선 부회장이 그 혁신의 답을 내놔야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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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2019-11-05 16:07:10
10여년 전에도 갑질은 있었습니다. 룸사롱에서 술먹고 전화해서 술값내라고 하면서 2차까지 비용 지불하라고 하고, 오후 3시에 미팅잡고 6시30분까지 기다리게 해놓고 바쁘다고 2-3분 얘기 하고 들어가고 현대 대리급은 협력업체 부장하고 동급입니다. 협력업체 직원이면 누구나 다 겪어본 내용들이고 현대는 1차에게 1차는 2차에게 당연시되는 실정인데 정말 새삼스럽네요. 인간들의 본성 문제이기도 합니다.

협력사가더해요 2019-11-01 20:21:51
블라인드는 1차 협력사 처럼 수백명의 직원들이 있는 회사에서 주로 가입, 커뮤니티를 만들고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입니다. 제가 다녔던 회사처럼 작은 회사 사람들은 그런어플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 커뮤니티 에서는 자신들이 그나마 을이기에 자신들이 겪은 현차만의 갑질만 부각이 된것같습니다. 그들에게 납품하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에게 일삼았던 갑질들은 생각못하고 마치 기자들에겐 자신들은 선량한 을인것마냥 뉴스를 내보냈네요. 이글을 보신다며 본인들의 회사는 떳떳한지, 더 약한자들에게 갑질을 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협력사가더해요 2019-11-01 20:19:49
저는 1차협력사 라인에 들어가는 기계를 제작하는 작은 중소기업에 다녔었던 여자입니다. 1차 협력사도 자기 하청에게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않습니다. 제가 다녔었던 회사의 고객사였던 한 1차협력사는 시도때도없이 우리회사사람을 부려먹고 자기네 회사 이슈터질때마다 새벽까지 일을 시켰습니다. 밤새는건 기본이며 울회사 사람들 불쌍하게 부려먹다가 결국 돈을 늦게줘 작은 회사였던 우리회사는 도산했습니다. 1차협력사 직원분들 자신의 회사사람이 하청 안부려먹는다고 확신할수있습니까? 본인이 다니는 회사도 약자에게 갑질을 일삼진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