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조선업체 등에 거액 물리자 서민대출금리 올려
농협은행, 조선업체 등에 거액 물리자 서민대출금리 올려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6.06.01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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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한 기업대출로 부실증가 따른 충당금부담 늘자 금리인상으로 서민고객에 부담전가
4월 농협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 3.11%로 시중은행 2%대 인하 추세와는 정반대 행보

[데일리비즈온 이서준 기자] 조선·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과정에서 거액을 물려 수익성에 적신호가 오른 농협은행이 시장금리의 인하추세에 역행해 그동안 대출금리를 꾸준 올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협은행이 기업대출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으로 인한 수익성악화를 서민대출금리 인상으로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농협은행이 방만한 기업대출로 악화된 경영수지를 사실상 서민고객들에게 전가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저금리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침체 등으로 시장금리도 약세를 보여 시중은행의 주담담보대출 평균금리가 다시 2%대로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충당금부담이 큰 농협은행은 그동안 금리를 많이 올려온데 따라 주택담보대출금리는 3%대를 웃돌고 평균대출금리도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농협은 그동안 방만한 기업대출운용으로 거액의 부실채권을 안아 그에 상응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할 상황이다. 특히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에 거대규모의 대출금을 물려 추가로 적립해야할 충당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농협은행은 이번 STX조선의 법정관리만으로1630억 원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산업은행은 기업대출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이 농협은행보다 훨씬 많아 충당금보틀넥에 걸려 옴짝달싹 할 수 없을 지경이다. 산업은행의 경우 농협은행과는 달리 대출금의 상당부분을 출자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 그 정도에 따라 충당금 적립규모가 달라지지만 5대 취약업종에 대한 구조조정과정에서 거액의 부실채권을 안을 것이 명확해 앞으로 쌓아야할 규모는 산업은행이 경영에 큰 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대출재원을 무한정 늘려줄 수 없는 입장이고 보면 산업은행도 중소기업을 비롯한 기업대출금리를 올리는 것은 물론 서민대출관련금리도 결코 다른 은행들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없는 처지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두 은행은 수익개선방안으로 줄곧 서민대출금리를 인상해 왔음을 반영, 금리수준이 다른 은행보다 높다.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4월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3.16%, 농협은행은 3.11%로 3%대를 훌쩍 넘어 시중은행들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취급량이 KB국민, 우리, 신한, KEB하나에 이어 5위권인 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다른 시중은행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 서민들의 금리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작년 12월 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3.05%에서 올 4월 3.11%로 0.06%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다른 대출금리도 타 은행에 비해 높은 것은 기업대출의 방만운용에 따른 충당금 적립부담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KB국민·KEB하나·우리·SC제일·씨티은행 등 대부분의 시중은행 4월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금리가 연 2%대로 떨어졌다. KB국민은행은 전월에 견줘 0.05%포인트 하락한 2.95%로 2%대에 재 진입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3월 3.09%에서 한 달 만에 0.1%포인트가 떨어져 2.99%를 기록했다. 

우리은행, 씨티은행은 4월을 기준으로 2.8%대까지 떨어졌다. 우리은행은 2.85%, 씨티은행은 2.86%의 금리를 고객들에게 제공했다. SC제일은행과 기업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각각 은행권 최저 수준인 2.78%다. 리딩뱅크인 신한은행의 대출금리는 3.01%로 2%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농협은행이 시장금리추세에 역행해 주책담보대출금리를 올리는 것은 기업대출에서 물린 손실을 사실상 서민고객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농협은행은 부실채권이 워낙 급증하는 추세를 보여 서민대출금리인상으로 수익개선을 꾀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흑자전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2553억 원의 적자를 낸 농협은행은 올해도 적자경영을 탈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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