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산업서 큰 수익 기대 어렵다고 판단한 기관투자자, 보유물량 일시에 쏟아내

[데일리비즈온 이서준 기자] 새내기주 용평리조트가 상장 직후 첫날 급등한지 불과 이틀 만에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섰다. 거품을 우려한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팔자에 나서면서 반짝 급등세를 보인 주가가 꺾이면서 벌써부터 ‘개미무덤’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용평리조트는 전날보다 600원(5.22%) 하락한 1만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통일교산하 기업으로 지난 27일 상장한 용평리조트는 첫날부터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공모가(7000원) 대비 1.67배 올랐으나 다음날엔 급등세를 보이다가 종가는 결국 하락을 기록했다.
상장 이틀째인 전날 용평리조트는 장 초반 가격제한폭(29.91%)까지 오른 1만5200원을 기록했으나 200원(1.71%) 내린 1만1500원에 마감했다.
공모주청약에서 개인투자자 경쟁률이 291.1대 1에 이를 정도로 과열 양상을 빚었던 용평리조트의 주가급등세가 이틀 만에 꺾인 것은 기관투자자들이 매도물량을 대거 쏟아냈기 때문이다.
용평리조트의 상장예정 주식수는 공모주식을 비롯해 4천813만주로 이 중 69.7%에 해당하는 3천357만주가 최대주주 등의 보호예수 물량이다. 상장직후 유통될 수 있는 물량은 1천457만6천주라는 계산인데 이 중 267만주는 개인투자자들이 받은 물량이고 나머지는 기관투자자 보유분이다. 기관투자자들은 상장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의 절반정도에 이르는 600만주 이상을 팔아치웠으니 새내기주의 상승기세가 꺾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들이 기관의 매도물량 대부분을 받았다. 개인투자자는 상장 당일 용평리조트 주식 659만주를, 전일에는 169만주를 사들인데 이어 이날도 상당한 물량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기관투자자들은 청약에서도 개인들의 열기와는 달리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않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개인들과는 달리 기관투자자의 청약경쟁률은 28.1대 1에 그쳤다. 미래에셋대우증권은 일부 기관투자자들에게 ‘호텔롯데 IPO시, 물량을 더 많이 배정해주겠다’는 식으로 용평리조트투자를 권유했다는 후문이다.
기관투자자들은 리조트산업의 수익전망이 큰 기대를 낳을 수 없다는 판단아래 청약에서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이것이 상장직후 대량물량처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기관의 매도로 시작된 주가하락이 앞으로 지속될 경우 기관물량을 대량 받아들인 개인들로서는 ‘상투’를 잡은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증시 일각에서 ‘개임무덤’의 탄생을 예고하기도 한다.
물론 증권가에서는 리조트산업 전반적으로 업종전망이 좋은 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용평리조트의 수익전망은 비교적 밝은 편이라고 평가한다. 주가전망이 결코 어둡지 않다는 분석이다.
신영증권은 “콘도미니엄 초기 분양방식인 공유제의 경우 일부 회원은 객실 사용일수와 상관없이 연간 이용료를 지불하는 구조”라며 “용평리조트는 콘도미니엄을 통해 수익형 부동산처럼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또 “연간 운영매출 1000억 원이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선수 및 행사관련 직원들의 장기투숙으로 객실점유율이 꾸준히 올라갈 것으로 보이며 2018년도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용평리조트의 수익전망이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리조트 사업은 스키시즌과 여름 휴가철에 매출이 몰리는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반환 가능성이 있는 회원제 회원권은 유동성 위험에 노출됐다는 설명이다.
용평리조트 사업의 두 축은 리조트 운영과 콘도 분양이다. 한축인 리조트사업은 장기간 저성장에 머물러 있다. 이 사업의 축은 호텔 등 2500여개 실 숙박시설과 스키장 골프장 워터파크 등이다. 여기서 나오는 운영 매출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연평균 2.8% 성장에 그쳐 정체상태라고 볼 수 있다.
분양사업 매출도 당분간 호조를 띨 전망이지만 평창올림픽 호재가 효력을 상실하게 되면 분양사업이 부진에 빠져들면서 회사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독실한 통일교 신도로 세계일보 경리부장을 역임한 후 용평리조트를 이끌고 있는 정창주 사장이 이런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수익을 실현할는지가 주목된다. 통일교 산하기업에는 종교논리와 기업논리가 혼재해 기업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 사장이 이를 엄격히 분리해 성공적인 기업경영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