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방법으로 다이어트 성공한 이의 이야기 다룬 영화
-유전자 변형으로 얻은 외모와 행복의 상관 관계 다뤄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과학 기술의 발달은 의학의 발달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유전자와 유전자 변형에 관한 연구는 인간의 질병이나 특이한 요인을 미리 제거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다만 유전자 변형 실험에 대한 윤리적 논란은 잠재워지지 않고 있다. 현재 동물에 대해 유전자 변형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유전자 하나만 변형했는데 근육질이 다른 돼지보다 2배 많은 슈퍼돼지 탄생
동물에 한해 이루어지는 실험에도 여러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전자 변형으로 운동을 하지 않고도 일반 돼지 대비 근육량 2배를 자랑하는 돼지가 탄생되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인간에게도 적용시켜보는 상상을 할 수 있다. 특히 다이어트와 비만에 대한 인간의 고민은 끝이 없다. 끊임없이 나오는 비슷한 성분의 다이어트 보조식품들이 계속해서 잘 팔리는 이유다.
헬스 트레이너의 몸매를 뽐내는 돼지가 공개돼 화제인 때가 있었다. 지난 2015년 7월 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사진에 탄탄한 몸을 자랑하는 돼지가 있었다. 이 돼지는 일명 슈퍼돼지로 불렸다. 근육량이 실제로 일반 돼지보다 2배 정도 많았다. 이 돼지의 비법은 무엇이었을까. 운동을 열심히 했거나 동물 전용 단백질 음료라도 섭취했을까? 모두 아니다. 단지 하나의 유전자를 변형했더니 근육 돼지가 된 것이다.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 윤희준 중국 옌볜대 교수 공동연구팀은 2세대 유전자 가위 탈렌(TALEN)을 이용해 마이오스타틴 단백질 합성을 조절하는 유전자(MSTN)를 교정해 이 돼지를 탄생시켰다.
마이오스타틴은 근육 생성을 억제하는 단백질이다. 이는 근위축증, 노인성감소증 등을 치료하는 제제의 표적이기도 하다. 마이오스타틴 조절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근육량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다.
당시 연구는 돼지의 품좀개량을 위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슈퍼돼지 옥자처럼 논란이 될 수 있는 유전자변형(GMO) 돼지인 셈이다. 인간이 섭취할 수 있는 고기의 양이 유전자 변형 하나로 늘어났다는 것만 봤을 때 축산업계에서는 슈퍼돼지의 탄생을 반기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네이처’에 실린 연구팀의 입장에 따르면 슈퍼돼지로부터 더 많은 고기를 얻기보다 건강한 돼지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계획이었다. 슈퍼돼지와 일반 돼지의 교배를 통해 태어난 새끼는 염색체 한 가닥은 정상 DNA를 가지게 되고 나머지 한 가닥은 MSTN이 망가진 DNA를 가지게 된다.
이 과정으로 태어난 돼지는 슈퍼돼지보다 근육량은 적어도 일반돼지보다 더 건강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시 연구팀은 축산업들을 상대로 슈퍼돼지의 정자를 제공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들은 또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를 이용해 생산된 슈퍼돼지로 더 저렴한 가격에 품종 개량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도 알렸다.
인간이 남들보다 월등한 근육질 몸매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또 그 과정에서는 인내와 고통도 감수해야한다. 즉 근육질 몸매라는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나는 이들도 많다. 그렇다면 유전자 변형을 통해 근육질이 될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하는 이들도 많을 수 있다.

유전자 변형 약물로 날씬해진 남자의 이야기
그런데 이 같은 생각에 큰 경종을 울리는 영화가 있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실력파 셔먼 클럼프 교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너티 프로페서1’이다. 이 영화는 1990년대 영화인데 미래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재미있게 풀어냈고 철학적 고찰까지 해보게 만드는 걸작이다.
셔먼 교수는 남들보다 덩치가 2배 이상 크다. 30대 중반이 가도록 연애도 못해봤다. 그런 그는 햄스터를 대상으로 인간의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 유전자 변형 약물을 연구하고 있었다. 한창 연구 중인 찰나에 그는 눈앞에 나타난 칼라라는 여성에게 첫눈에 반해 데이트 신청을 했다.
이 둘은 코미디언이 나오는 식당을 가게 됐는데 그 코미디언이 셔먼 교수를 공개적으로 뚱뚱한 몸매에 대한 망신을 주게 됐다. 이를 계기로 충격을 받아 셔먼 교수는 자신이 만든 약을 직접 마셔보게 됐다.
약으로 인해 그는 100kg 넘게 체중 감량에 성공한다. 약을 마신 뒤 불과 얼마 되지 않아 날씬한 제2의 셔먼 교수가 나타나는 것이다. 제2의 셔먼 교수는 버디라는 이름을 가졌다.
둘은 외형이 다를 뿐만 아니라 유전자 변이 과정에서 성격이 변해 기존 여유롭고 착한 성품의 셔먼 교수와 달리 버디는 자신감이 과도하게 넘쳐 오만방자한 성격을 나타냈다.
자신감이 넘치는 버디는 셔먼 교수를 놀렸던 코미디언에게 찾아가 똑같이 망신을 주며 앙금을 되갚기도 한다. 뒤늦게 탄생한 버디는 이러한 자신감으로 셔먼의 모습을 아예 없애버리려 한다. 그 과정에서 셔먼 교수의 짝사랑 상대인 컬러의 마음도 뺏으려한다.
결론은 셔먼 교수의 승리였다. 셔먼은 버디의 행동에 당황해 자신이 만든 약을 모두 버리는 모습도 보여줬다. 뚱뚱한 모습의 셔먼 교수는 단지 진심 하나로 컬러와의 사랑도 쟁취할 수 있었다.
여기서 셔먼 교수는 명언을 남긴다. 행복은 체중에 달린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셔먼 교수는 자신의 뚱뚱한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사랑과 행복을 모두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원래 유전대로 못생겨도 불행하진 않을까?
기사일까 일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