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미국·EU 통상협정
지지부진한 미국·EU 통상협정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9.06.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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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미국과 EU 무역협상 재개 발표
-타결까지는 시일 걸릴 것으로 보여
-협상 쟁점은 농산물·자동차·항공기
최근 미국과 EU의 통상협정 협상이 재개되었다. (사진=KBS뉴스)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미국-EU의 새로운 통상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양 자 간 무역협정은 작년 6월부터 논의된 바 있으나 최근까지 여러 이유로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올해 4월 15일 EU 집행위원회(이하 EU 집행위)가 미국과 무역협정 협상의 재개를 발표함에 따라 협정은 새로운 국면에 돌입했다.

하지만 협상타결까지는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오태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전문연구원에 따르면 “무역협정 협상 재개 선언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관세부과 계획 △상충하는 협상의제(농산물) △항공기 보조금 분쟁에 따른 보복관세 부과 계획 등으로 인해 협상은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이슈는 자동차다. 미국은 EU와의 자동차 교역에서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이에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EU의 높은 관세율이 유관 산업에 큰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고 보았다. 특히 EU의 높은 자동차 관세율은 미국의 만성적인 적자 원인으로도 지적된다. EU의 대(對)미 관세율은 10%인 데 반해 미국의 對EU 관세율은 2.5%로 큰 차이를 보인다. 

농산물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내 관련 협회, 로비스트 및 의회는 미-EU 무역협정 협상 시 EU 농산물 시장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을 확보해야 한다고 요청하고 있다. 반면 EU는 농산물이 무역협정 협상의 대상이 아님을 명확히 하고 있다. 양 측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미국은 EU의 유전자변형식품(GMO) 수입규제와 위생 및 식품위생 조치의 적용(SPS)에 대한 개선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 문제는 최근 주요 쟁점으로 대두되었다. WTO 보고서는 미국과 EU 양측이 항공기 보조금으로 인해 자국의 항공기 산업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각각 인정한 바 있다. 이에 미국과 EU는 최근 각각 112억 달러와 220억 달러 규모의 보복관세 부과 예비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를 발표했다.

현재까지는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EU 자동차에 대한 관세부과 또는 항공기 보조금 분쟁 관련해 보복관세 부과를 결정할 경우 EU도 즉각적으로 주요 품목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미국의 주요 수출품 또는 미국 내 트럼프 지지자들이 집중되어 있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태현 KIEP 전문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 심화되고 있고, EU와 미국의 주요 정치 일정을 고려하자면 미국-EU 무역협정 협상 재개는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농산물 시장 개방의 협상 의제 포함 여부가 협상 개시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태현 전문연구원은 이어, “EU측은 유럽의회 및 EU 집행위원 선출, 독일-프랑스의 이해관계 및 브렉시트 등 EU 역내 다양한 정치적 변수로 인해 EU 집행위가 협상력을 발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과의 통상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EU와도 통상분쟁이 심화될 경우 미국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미국의 입장을 함께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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