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차량을 비롯해 미래 기술력을 담보한 전기차, 수소셀전기차 분야를 올해 집중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친환경차를 앞세워 일본 시장을 노크한다. 지난 2005년 일본에 진출한 현대차는 판매 부진으로 2009년 사업을 철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출을 확정하고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2000년부터 10년 동안 판매량 1만5000여대에 그치며 쓴맛을 본 현대차가 이번엔 수소전기차(FCEV)와 전기차(BEV)를 핵심 병기로 삼았다. 일본은 현대차가 뚫지 못한 유일한 시장이면서 달라진 우리나라 자동차 위상을 증명할 무대라는 상징성도 띤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일본 진출 데뷔 무대로 ‘2019 도쿄모터쇼’를 택했다. 오는 10월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이 모터쇼에 600㎡ 규모 단독 부스를 차리기로 한 것. 현대차는 이날 현지 진출을 선언할 계획이다. 현지 차량 판매 시점은 마케팅 효과가 기대되는 ‘2020년 도쿄올림픽’ 일정을 고려해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유력하다.
현대차는 친환경차를 핵심병기로 삼았다. 수소전기차 넥쏘는 현재 일본에서 직접적 경쟁 상대가 없으나 ‘토요타 미라이’가 간접적인 라이벌로 부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일본 내에서 명성이 높은 미라이의 수요를 뺏어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실적 턴어라운드 추진 본격화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코나 일렉트릭도 일본 내에서 직접적 경쟁자는 없다. 다만 닛산 리프와 간접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단 작은 차를 선호하고 제도상으로도 작은 차를 권장하는 일본 특성상 큰 차체 크기는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주행거리와 가격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또 ‘유니버스’의 판매가 부진해진 상황에서 전기 버스 일렉시티와 수소버스 일렉시티 FCEV 모델을 선보임으로써 일본 내 수입산 친환경 버스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유니버스 페이스리프트(개선형) 모델이 선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는 일본 시장뿐만 아니라 유럽 시장을 준비 중이다. 내년 체코공장에서 친환경차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하반기 중 출시할 4세대 투싼(프로젝트명 NX)의 하이브리드차를 체코공장에서 생산하기 위한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아울러 2021년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모델도 추가 생산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연간 생산 규모는 하이브리드차가 4000대, PHEV가 7000대 정도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체코공장과 국내공장에서 투싼 친환경차 생산을 ‘이원화’한다는 계획이다. 양쪽 공장에서 모두 친환경차를 생산해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미 형제기업 기아차는 올해부터 슬로바키아공장에서 유럽 현지 전략 차종인 ‘씨드’의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하기로 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가 잇달아 현지공장에서 친환경차 생산을 추진하는 것은 환경·수입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있는 유럽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은 수입 차 시장점유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매우 높아 현대차의 재진출도 고전할 수 있다”며 “그러나 현대차의 친환경차 라인업은 토요타 등 현지 완성차에선 찾아볼 수 없는 강점도 있다”고 말했다.

◇ 아세안 등 기회 시장 공략 선언
한편, 기회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기아차는 올해 하반기 인도 공장 가동을 통해 360만대에 달하는 인도시장에 진출한다. 공장 건설은 물론 소형 SUV 양산 품질 강화와 인도 전역 판매 네트워크 구축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는 성장시장인 아세안 지역에서의 판매를 강화하고, 반제품조립(CKD)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아프리카 등 미 진출 시장에 신규 진출을 모색한다.
다양한 친환경차 신규 출시를 통해 친환경차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는데도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현대차는 코나 HEV, 신형 쏘나타 HEV, 아이오닉 HEV/PHEV/EV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하고, 기아차도 신형 쏘울 EV를 선보여 친환경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아반떼 PHEV, 코나 EV, 라페스타 EV, K3 PHEV 등 신에너지차를 본격적으로 판매해 중국 환경 규제에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미래 모빌리티 변화에도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권역별 시장에 적합한 모빌리티 전략을 수립하고 전략기술본부 및 연구개발(R&D)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창의적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