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스타트업 죽이기” vs 카카오 “자영업 마진율 높여”

[데일리비즈온 이동훈 기자] 카카오가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분야를 택시에 이어 대표적 자영업종인 대리운전, 미용실, 청소 도우미 영역까지 확장함에 따라 거대 인터넷 자본에 의한 골목상권 침해논란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골목상권죽이 논란에 대해 카카오측은 자영업종인 만큼 중개업체의 폭리를 없애 가맹주들의 마진율을 높여주는 착한기업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골목상권침해라는 주장은 한 쪽만 보는 단견이라고 맞선다.
23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카카오 드라이브(대리운전)와 카카오 헤어샵(미용), 가사도우미(청소)·주차 서비스를 올해 안에 시작한다. ‘카카오 드라이버’는 대리운전기사와 승객을 모바일 앱을 통해 이어주는 모바일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로 지난 16일부터 사전예약에 들어갔다. 국내 대리운전 시장 규모는 연간 3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카카오는 가사도우미 중개 서비스인 ‘카카오홈클린’으로 5조원으로 추정되는 가사도우미 시장에 출격할 준비를 마쳤다. 카카오 앱으로 가사도우미를 이용할 날짜와 거주 지역 등을 입력해 예약·결제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 주차는 운전 중 언제 어디에서든 앱을 통해 주차가 가능한 주차장을 추천받는 서비스다. 결제도 앱으로 가능하다. ‘카카오헤어숍’은 현재 약 200개 미용실을 대상으로 현재 시범 서비스중인 미용실 예약 서비스이다. 카카오헤어숍 평일 예약 비율은 47%, 영업시간 외 예약비율은 25%일 정도로 소비자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가 택시·대리운전·미용실·가사도우미 같은 대표적 자영업종에 진출하면서 기존 업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카카오드라이버는 일반 대리운전기사로부터도 별호응을 얻지못한채 대리운전업계와의 갈등만을 키워가고 있다. 전국대리운전연합회 등은 카카오드라이버의 사업 저지를 위해 지난해부터 수차례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카카오과 대리운전기사들과 처음부터 대립양상을 보였던 것은 아니다. 첫 출시전만해도 대리운전기사들은 대기업 카카오가 대형 자본을 통해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해 합리적 수수료를 제시한다면 고가 수수료로 인해 고통 받았던 대리운전 업계가 건전하게 회복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카카오는 종전과 같은 20%의 수수료를 제시하면서 일반 대리운전기사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지못하고 있는것이다.
전국대리기사협회 소속 대리운전자는 “카카오드라이버는 수수료 20%외에 카드 수수료를 3.3%가량 뗀다고 들었다”며 “기사들 입장에서는 카카오드라이버로 기존 고객감소만 있을뿐 특별히 좋은 점은 없어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직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가사도우미와 미용실 그리고 주차분야도 영세 자영업자와의 충돌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유통 구조를 줄이거나 기존 사업체들보다 마진을 적게 가져가는 형태인 탓에 소비자들은 혜택을 보는 대신 기존 사업주들의 반발이 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미용실과 주차, 가사도우미 서비스에 진출시 동네 부동산업체처럼 골목상권을 직접 침해하는 모양새이다”며 “특히 미용 분야 경우 대형 프랜차이즈 미용실과 동네 미용실 모두로부터 반발을 살 것이다”고 추정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13년 이같은 인터넷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거세지자 부동산, 윙스푼(여행), 네이버 키친(레시피), 네이버 쿠폰, 워너비(패션), 네이버 굿모닝(알람) 등 7개 서비스를 중단해 15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바 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 카카오측이 사업을 포기할 가능성은 적다. 올 1분기 카카오의 실적은 영업이익이 211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7.7%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109억원으로 64.5% 하락했다. 카카오측이 O2O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2214억원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천문학적인 투자비용이 투입된 O2O 사업을 접는 대신, 편리성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잡고 기존 중소 사업주들의 마진율을 높여 여론을 무마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실제 대리운전 사업의 경우에도 기존 중개업체들의 폭리를 강조해 대리기사들의 권익을 보호한다는 인상을 줘 여론 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스타트업 기업이 해당 관련 사업에 진출해 있는 만큼 중소 스타트업 죽이기란 논란에서는 자유롭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네이버가 인터넷골목상권 죽이기 여론에 밀려 철수했을 때 많은 관련 스타트업 기업들이 성장했다”며 “카카오도 올해 신사업 대부분이 기존 스타트업들과 마찰을 빚을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 골목상권 논란에 휩싸일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