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업계 불황 속 홀로 선방하는 이유는?
대우조선해양, 업계 불황 속 홀로 선방하는 이유는?
  • 김동현 기자
  • 승인 2018.11.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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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 2척이 동시에 액화천연가스(LNG)를 환적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20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지난 11일 프랑스 몽투아 LNG터미널에서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세계 최초 쇄빙LNG운반선(오른쪽 선박)이 러시아 사베타항에서 선적한 LNG를 하역해 역시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BW의 LNG추진 LNG운반선에 선적을 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데일리비즈온 김동현 기자] 올해 조선업계는 진작부터 일감 부족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도 업계 전반에 걸친 부진의 늪은 올해 들어 더욱 깊어졌다는 평이다. 업계 빅3로 꼽히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실적 또한 전반적으로 저조하다. 그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의 3분기 실적 선방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 3개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을 모두 더하면 787억 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864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토막(72.5% 감소)이 난 셈이다. 매출은 6조7530억 원으로 1년 전 7조5976억 원보다 11.1% 감소했다. 3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1.2%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포인트 낮아졌다. 전반적으로 정상 상태를 회복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3분기까지 누계로 보면 작년보다 못한 업황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3사 합산 영업이익은 1588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9.5% 급감했고, 매출은 20조892억 원으로 24.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0.8%로 작년보다 4.9% 하락했다.

이 와중에 대우조선해양의 성적표는 예상보다 괜찮다는 평이다. 3분기 매출 2조1973억원, 영업이익 17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2%, 영업이익은 9.6% 감소했지만 이익률은 8.1%로 전년동기 대비 같은 수준이다. 올해 누적으로는 매출 6조7792억 원, 영업이익 7050억 원을 기록했다. 누적 이익 중 3000억 원 가량은 드릴십 매각, 각종 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이익이다. 과거 부실을 과감하게 털었기 때문에 돌아온 일종의 '덤'이다. 실제 생산에서 온 영업이익은 4000억 원으로, 이를 감안한 영업이익률은 5.9% 가량이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생산성 향상과 지속적인 영업이익 시현으로 회사의 체력이 점점 좋아져 경영정상화의 문턱에 들어섰다고 판단한다"고 자평한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중공업은 우리와 규모가 비등한데도 올해 5조 원 매출을 예상한다고 한다. 현대중공업도 울산만 보면 우리의 1.5배 규모인데 매출은 8조 원으로 예측된다. 우리의 80~90%정도다"며 "그만큼 정상 조업을 못 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정성립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이 이제 경영 정상화의 문턱은 넘었다고 내다봤다. 3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했고 과거의 해양플랜트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물량도 없다는 것이다. 다만 앞으로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겉모습을 봤을 때는 많이 회복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연구개발 인력의 부족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미래를 책임져야할 연구개발 분야에서 젊은 인재들이 너무 많이 빠져나가 시급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환경 규제가 나날이 바뀌어 향후 선박 연료도 변화가 있을텐테 이런 흐름에서 지금의 인력으로는 미래를 대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적 자원 확보야말로 경영 정상화의 마무리 수순이라고 파악한 것이다. 그래도 생산인력 등의 감축은 올해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 사장에 의하면 올해 900여 명의 인력을 줄여야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올해 매출을 7조5000억 원가량으로 예상했는데 3분기 누적 매출이 이미 7조 원을 넘었다. 

호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업계가 대우조선해양의 LNG추진선 기술력에 주목해 향후 선박 발주를 늘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대우조선해양은 LNG추진선과 VL탱커 등 단일 선종을 반복해 건조하는 효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무현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이 LNG추진선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갖춰 높은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점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했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대형 선사에서 LNG추진선 수주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선박 운항 성능과 원가에서 모두 우위를 갖춰 고객사들에게서 점차 주목받고 있다는 평이다. 박 연구원은 이어 "대우조선해양이 보이고 있는 기술 혁신은 앞으로 조선업황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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