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비즈온 권순호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3분기에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호조를 보였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수익성 개선에 한계를 드러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파업을 시사하며 쉽지 않은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목표는 재무구조 개선이었다. 전임 김수천 사장에서 현 한창수 사장으로 수장이 바뀌었지만 경영목표는 한결같이 재무구조 개선이었다. 9월 김 사장을 대신해 아시아나항공 지휘봉을 잡은 한창수 사장도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 경영현안으로 꼽았다. 한 사장은 취임사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여름 휴가철이 끼어있는 3분기(7~9월)는 아시아나 입장에서 무척 중요한 시기였다. 사실 이러한 상황은 항공업계 전반에 걸친 공통점이기도 하다. 이 시기가 여객 수요가 몰리는 최성수기고, 따라서 표값도 비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익성 개선의 성과는 결국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에 영업이익 101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조8521억 원, 순이익은 478억 원으로 집계됐다. 물론, 매출은 작년 동기에 비해 13.6% 늘었다. 3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주력인 항공운송 사업뿐만 아니라 레저(금호리조트), 정보기술(IT, 아시아나IDT) 등 실적이 함께 잡히는 연결종속법인 사업 전반에 호조가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 본체와 에어부산의 경우에도, 전년대비 각각 11.2%, 16.7% 늘어난 1조6913억 원, 1725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에어서울은 129.6%나 성장한 590억 원의 매출을 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영업비용이 매출보다 많이 늘었다. 전체 영업비용은 1조7511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5.8% 증가했다. 이에 영업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14.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5.5%로 전년동기 7.3%보다 1.8%포인트 낮아졌다. 아시아나항공 본체만 따진 영업이익은 813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3억 원, 21.5% 감소했다. 아시아나 항공 측은 유류비 인상이 컸다는 설명을 내놓는다. 작년 3분기 3565억 원이었던 유류비가 올해는 40.9% 증가해 5024억 원으로 늘어났다. 과거 배럴당 67달러였던 급유 단가는 올 3분기 93달러까지 올랐다. 결국 분기 누적으로는 여전히 70억 원의 순손실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유류비 증가 영향을 빼고 보면 영업비용은 작년 동기보다 4% 줄었다고 설명한다. 다만 유류비가 늘어난 만큼 여객 단가를 높이지 못한 것도 수익성을 저해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지난 7월 불거졌던 기내식 대란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수익성에 한계를 드러낸 만큼, 향후 실적 개선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임금교섭에 불만을 품은 노조가 전면파업을 시사하고 나섰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2월 사측에 임금협상을 요구했지만 협상은 8월이 돼서야 시작됐고, 양측은 2개월간 6차례의 임금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기본급 5.1% 인상과 추가연장수당 지급, 임금피크제와 직원 평가등급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기본급 4% 인상을 주장하는 외에는 어떠한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양 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요청했다. 이에 중노위에서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며 노조 측에 합법적인 쟁의권이 부여됐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지난달 3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 총 279명 중 264명이 참가해 240명(90.9%)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결의했다. 쟁의권 확보 및 쟁의행위 결의를 마친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이달 중 전면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전면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갑질 이슈로 시끄러웠던 항공업계는 어느 때보다 노사관계의 회복이 중요한 시점이다. 대내외적으로 항공사에 대한 이미지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며 “실적 문제도 문제이지만, 올해가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CEO들은 노사갈등에 발목을 잡히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3년 여 간의 구조조정 작업을 거쳐 취약점이었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지만, 노사갈등이 심화될 경우 오너 이슈가 재점화될 수 있다. 다른 관계자는 "올해 갑질논란, 기내식 대란 등으로 오너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아시아나 측은 노사화합을 이끌어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개선의 한계와 노조의 파업 조짐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아시아나항공과 한창수 사장이 어떤 해법으로 난관을 헤쳐갈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