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비즈온 이동훈 기자] 두리화장품이 엉터리 ‘댕기머리’ 샴푸 오명을 벗고 다시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공장생산라인을 교체해 기존제품마저 갈아엎었고, 이란과의 20억원 수출계약을 목전에 두고 있다.
두리화장품은 지난해 6월 허위·과장 광고 및 허가받지 않고 댕기머리를 제조해다 적발돼 식품의약품안전처 대전지방청으로부터 판매정지 등의 행정제재조치를 받았다. 당시 두리화장품은 한방화장품으로 탈모를 방지한다는 댕기머리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내부용과 식약처보고용을 이중으로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처에 신고되지 않은 약초 추출물이 실제 공정에서 들어가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두기화장품은 최대 경영위기를 맞았다. 댕기머리의 허위과장광고로 소비자들의 신뢰기반이 무너지면서 매출은 격감했다. 이에 회사측은 소비자들의 불신이 가시지 않는한 회사는 끝내는 무너질 수 밖에 없다며 소비자들의 신뢰회복방안을 마련, 강력한 추진에 나섰다.
두리화장품은 우선 생산라인을 교체했다. 한방추출물제조공정을 최첨단 설비로 교체했다. 두리화장품 관계자는 “우린 OEM 생산방식이 아닌 충청남도 금산 공장에서 직접 생산한다”며 “투자금액을 밝힐수는 없지만, 소비자 신뢰회복을 위해 공장설비를 바꾸는등 대대적인 투자를 해야 했다”고 16일 설명했다. 이어 “국내 소비자의 신뢰회복을 위해 기존제품마저 새롭게 만들었고, 또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후레쉬한 신상품이 곧 출시된다”고 전했다.
두리화장품은 다시는 허위과장광고를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이 방법을 쓰면 일시적으로 매출이 오를지 몰라도 끝내는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진다는 사실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1일 2회 전 제조/생산 라인의 청결유지 운동을 실시해 안전한 제품 생산에 주력했다. 이런 노력의 흔적은 두리화장품의 홈페이지에서도 발견된다. 예전의 거창하고 과장된 선전과는 달리 새제품 ‘댕기머리 들애수’ 경우 식약처 허가 받은 탈모방지 삼푸 라고 간단명료하게 명시했을 뿐이다.
국내시장에서 어느정도 소비자들의 믿음을 회복한 두리화장품은 해외시장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방문시에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지난 2일 이란 경제사절단 프로그램인 ‘한국-이란 비즈니스 파트너십’에 참여해 현지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현지 바이어들과 탈모방지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대화를 나눴고 유럽 브랜드 등을 수입해 유통하는 바이어와 ODM 진행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이란 내 20개 지점을 보유한 의약품, 의약외품 제조업체 ‘가세미란(Ghasemiran)’과 약국에 적합한 제품을 공급해 유통하기로 했다. 가세미란은 헤어케어와 식품을 유통 중인 규모가 큰 거대 업체다. 이란 전체 약국 중 98%에 제품을 공급 중이며 1만2천개의 슈퍼마켓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 최근 화장품 유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두리화장품은 바이어 ‘BPC’와도 현지 충진 판매 방식의 논의를 진행했다. BPC는 현재 포장 라인을 보유한 공장을 갖고 있고 조만간 두리화장품의 제품을 수입해 충진 판매할 예정이다. 두리화장품 측이 밝힌 전체 수출규모는 약20억원에 달한다.
두리화장품은 이미 2년 여간 이란 시장 진입을 위해 필요한 ISO22716, CGMP를 획득했고 이란의 바이어를 통해 공장 등록과 제품 등록을 마쳐 이번 코트라가 주선한 현지 업체와의 미팅이 이란 시장 공략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댕기머리의 해외시장확대진출이 아직은 이르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화장품업계 일각에서는 “두리화장품이 국내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도전에 이란 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자칫 뷰티한류에 찬물끼얹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엉터리 댕기머리 샴푸’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은 상태서 이란을 진출할 경우 한국 뷰티 상품 전체의 신용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이들은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