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경영 장기화시 특수기능 마비 우려, 성과급연봉제 도입 등 대책마련 시급

[데일리비즈온 이서준 기자]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이 거대규모의 대출금을 떼이는 바람에 갈수록 영업실적에서 ‘속빈강정’을 보이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국책은행 CEO들이 주인이 없는 탓에 방만하고 무책임한 경영을 해오는 바람에 이같이 부실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 금융공공기관에 대한 성과급연봉제 도입을 추진하고 금융당국은 성과연봉제를 이들 은행에 우선적으로 도입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이 12일 발표한 ‘2016년 국내은행 1분기 영업실적(잠정)’을 보면 대기업에 거액을 대출을 해주고 받을 수 없는 부실채권이 급속히 불어난데 따른 대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이 3조원을 넘어섰다.
이중 70%인 2조2천억 원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의 대손비용이었다. 이들 국책은행이 대출을 해줬다 떼인 돈이 분기에만 무려 2조2천억 원에 달해 은행자체가 빠른 속도로 부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특수은행의 대손비용은 지난해 1조7000억 원에 비해서도 올해 30% 가까이 늘어나는 등 큰 폭으로 증가했다. 대손비용의 증가는 최근 들어 대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자 은행들이 추가 충당금을 쌓은 영향 등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일반은행이 1분기에 당기순이익에서 전년도에 비해 4000억 원의 증가를 보였지만 국책은행은 오히려 2000억 원이 줄어 대조를 이뤘다.
1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이 2조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2조1000억원 대비 2000억 원(8.6%)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시중은행이 1조7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3000억원 대비 4000억원 늘었고 지방은행은 3000억 원으로 전년과 비슷했다. 다만, 특수은은행은 전년 동기에 비해 2000억원이 줄어 3000억 원의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산업은행은 한국전력으로부터 배당수익 9000억 원을 거두는 등 큰 폭의 이익개선요인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익이 대폭 준 것은 한진해운 등에서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해운 조선을 비롯한 취약업종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과 수출은행의 대출금이 거액에 달해 이 두 국책은행의 영업전망은 매우 어두운 실정이다.
금융전문가들은 국책은행장들이 책임경영을 하도록 제도적인 개선을 서둘러야하고 특히, 정부가 대주주거나 주인이지만 민간은행에 비해 매우 허술한 감독과 감시를 하는 바람에 대부분의 특수은행 경영진들이 주인의식이 없는 가운데 이익개념도 희박한 것이 사실이라면 성과연봉제도입 등을 서둘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