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로 유명한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가 넥슨의 뒤를 따랐다. 게임업계에서 두 번째로 노조를 설립한 기업으로 이름을 올인 것이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스마일게이트지회는 5일 '노조 설립 선언문'을 통해 스마일게이트노동조합 'SG길드'의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스마일게이트 노조는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스마일게이트 알피지, 스마일게이트스토브 등 스마일게이트 그룹 소속 모든 법인들을 가입대상으로 가입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스마일게이트 노조는 "무리한 일정과 포괄임금제는 공짜 야근을 하게 만들었다"며 "회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개발 방향이 정해짐에도 불구하고 실패의 책임은 오롯이 개인이 져야했다. 인센티브만큼 연봉을 낮춰 입사하고, 함께 이룬 성과를 극소수가 독식했다"고 지적했다.
넥슨 노조에 이은 스마일게이트 노조의 탄생은 최근 게임업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 외면받은 불합리한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마일게이트 노조는 설립 선언문을 통해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들과 게임업계 노동자를 위해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사측은 이에 대해 "스마일게이트는 노조 설립과 활동을 존중한다"며 "회사는 앞으로도 합법적인 노조 활동은 물론, 비 노조원들의 다양한 의견들도 함께 경청하고 존중해서 직원들의 성장과 행복에 기여하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한편, 넥슨 노조도 이날 지지선언문을 냈다. "비상식적인 상황에 익숙해지는 것을 거부하고 맞서 싸우기 위해 노동조합을 설립한 것에 깊이 공감하며 스마일게이트 노조 설립을 지지한다"며 "노동조합의 불모지에서 함께 걸어갈 동지가 생겼다는 점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든든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넥슨 역시 앞서 3일 게임업계 최초로 노조를 설립해 업계의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노조 설립은 업계의 가혹한 노동환경 문제에 더해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포괄임금제가 유지되면서 직원들 불만이 누적된 것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포괄임금제는 일반적으로 연장·야간근로 등 시간외근로 등에 대한 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일괄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결국 노조 설립에 나선 것도 회사 측과의 52시간제 협상에 근로자 대표로 참여했던 개발자들이었다. 업계 측은 스마일게이트도 비슷한 맥락 하에 노조가 설립되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시 넥슨 측은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노동조합 설립과 활동에 대해 존중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에,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업계 전반에 걸쳐 사측이 향후 포괄임금제 논란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지도 기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