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조선 3사, 유동성위기 탈출구가 안 보인다
대형조선 3사, 유동성위기 탈출구가 안 보인다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6.05.0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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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환도래 만기 회사채 2조원 규모…신용등급 하락에 업황도 나빠 차환발행 어려워
▲ 대우조선해양

[데일리비즈온 박홍준 기자]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 3사가 신용등급하락으로 사실상 회사채 차환발행이 어려워 유동성위기를 어떻게 극복할는지가 주목된다.

채권단이 조선 3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 출자전환이나 신규자금지원 등의 대책을 강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뾰족한 현금조달 방안이 없는 조선 3사가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2조 원어치를 갚지 못해 부도를 내고 도산하는 사태가 빚어 질 수도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조선 3사가 내년 중 갚아야 할 회사채는 모두 2조2천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우조선해양은 내년 중에 총 9천400억 원 의 회사채가 만기가 도래한다. 회사채는 아니지만 올 9월이 만기인 기업어음(CP) 400억 원을 합하면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조달해야 만기가 도래한 빚을 갚을 수 있다. 이 규모는 대우조선해양 전체 회사채 잔액 1조3천500억 원의 70% 수준이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내년 상환해야 할 회사채도 각각 6천억 원, 6천800억원 규모다.

문제는 상환능력이다. 이들 조선사는 그동안 부실이 거대하게 쌓여 신용등급이 하락한 상태에서 회사채 차환발행이 쉽지 않아 내년에 만기기 도래하는 회사채를 현금으로 갚기는 사실상 어려을 것으로 보인다. 부실이 가장 심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작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1천380억 원에 불과해 현금 상환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우조선에 비해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재무상황과 신용등급(A+)이 나은 상황이지만 최근의 채권시장동향을 감안할 때 차환발행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최근 채권시장에서 A급 회사채의 경우 재무상황이 좋은 회사만이 차환발행에 성공해 현대와 삼성중공업이 차환발행에 나선다하더라도 소화될는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조선 3사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의 조선산업 수주환경은 수주절벽으로 표현될 만큼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라며 이들 조선사의 구조적 리스크가 확대되는 점을 고려해 등급 하향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조선경기전망이 ‘먹구름’이라는 점이다. 유동성위기가 더욱 심화돼 부도를 내고 도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올 들어 4월까지 조선 3사가 수주한 선박은 5척에 불과하고, 실적 개선도 시원찮은 수준이다.

1분기 영업이익도 시원치 않았다. 현대중공업은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으로 3천252억 원, 삼성중공업은 61억원의 흑자를 내는 데 그쳤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이 아니라 정유부문 실적개선으로 흑자를 내 상태로 조선업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1분기 연결기준 263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선 3사는 최근 수주 실적이 없고 앞으로도 이익을 낼 여력이 많지 않다”며 “내년과 내후년에 더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시장에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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