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게이트’…네이처리퍼블릭 오너리스크로 최대위기
‘정운호 게이트’…네이처리퍼블릭 오너리스크로 최대위기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6.05.03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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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의 도박·폭행·로비 의혹에 빛바랜 ‘화장품 신화’…연내상장 ‘물거품’ 매출도 큰 타격

[러브즈뷰티 박홍준 기자] 화장품 브랜드숍 네이처리퍼블릭이 오너 리스크로 급추락하고 있다. 중저가 화장품시장에서 성공신화로 유명한 정운호 대표의 도박·폭행·로비 의혹으로 점철된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가 최근 확산되면서 네이처리퍼블릭이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잘 나가던 성장세에 급브레이크가 걸리고 외형을 불려 대형 화장품사로 발돋움한다는 목표아래 추진해온 연내 상장도 물거품이 될 공산도 짙다. 판매망 확대 등을 통한 중국시장공략도 차질을 빚어 성장세가 꺾일 전망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박·폭행·로비·횡령 의혹으로 점철된 ‘정운호 게이트’는 최근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0억 원대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구속된 후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자 “수임료를 돌려달라”며 자신의 변호사를 폭행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법조계에도 로비를 했고 도박자금으로 회사 돈으로 결제했다는 횡령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수사결과 만약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정 대표에겐 뇌물공여죄가 추가로 적용될 전망이다. 

현재 네이처리퍼블릭은 오너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기업 이미지가 ‘급전직하’하고 있고 오너의 공백으로 중요 정책사항을 결정하지 못하는 사태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성공신화가 빛을 바래가는 최대 위기상황에 놓였다. 

도덕성문제로 상장예비심사 통과 어려울 듯

무엇보다도 네이처리퍼블릭이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연내 증시입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 상태에선 연내 상장은 물론이고 상장 자체가 불투명할 수 있다는 전망이 증권계에서 나오고 있다. 75.4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정 대표의 검찰 수사 및 법원 재판 과정을 둘러싼 ‘전관 로비’ 논란 등 오너 리스크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코스피상장 예비심사 통과조차 어렵게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정운호 대표

벌써 ‘정운호 게이트’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면서 거래소와 금융감독원 등은 정 대표의 도박·횡령·폭행·로비혐의 등을 둘러싼 법적인 문제를 이유로 네이처리퍼블릭의 코스피 상장 결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즉 정 대표는 해외 원정 도박 혐의에 대해 감형을 받는데 성공했지만 변호사 폭행으로 고소를 당했다. 또 건설업자 출신 법조 브로커가 정 대표의 항소심 재판장과 저녁을 함께하며 구명 로비를 한 의혹,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거액을 받고 정 대표를 위해 검찰에 전화 변론을 해 검찰 구형량을 낮춘 의혹 등도 불거지면서 기업공개는 입 밖에 꺼낼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거래소 등 상장 유관 기관들은 이번 사건으로 네이처리퍼블릭 상장승인 문제에서 엄청난 위험부담을 안게 됐다. 거래소는 예비심사를 할 때에 오너리스크도 심사를 하는데 이번 ‘정운호 게이트’는 오너리스크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상장을 승인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는 최근 오너리스크로 휘청거리는 네이처리퍼블릭 상장예비심사를 할 때에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심사하게다고 밝힌바 있다. 정 대표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도 과중한데 착수금 20억 원에 얽힌 사건들이 많아 이와 관련된 논란들이 예비심사 과정에서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 거래소로서는 어느 기업보다 철저한 심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2014년 대신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2015년까지 기업공개(IPO)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정 대표가 원정 도박에 연루되면서 중단됐다. 정 대표가 구속되면서 의사결정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서 상장추진이 일단 보류됐었다.

영업타격으로 성장증가율 둔화전망

영업 면에서도 큰 타격을 받아 그동안 높은 증가율을 보인 영업신장세가 대폭 꺾일 전망이다. 이미 영업증가율이 둔화세를 보여 온 터에 오너리스크로 인한 기업이미지 실추까지 가세할 경우 그 폭은 의외로 클 수도 있다. 정 대표의 이 같은 논란이 증폭되자 최근 시민들 사이에서는 네이처리퍼블릭 불매운동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최근 영업증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네이처리퍼블릭의 매출액은 2013년 1717억 원, 2014년에는 2552억원 등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2847억원으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2014년 237억 원 에서 지난해 31% 포인트 감소한 163억원으로 급락했다. 이런 상황인데 이번 사건으로 기업이미지추락이라는 복병의 등장은 매출증가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중국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시장 공략강화로 큰 폭을 매출신장을 기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오너공백으로 중국시장에 대한 마케팅강화계획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중국시장을 잡기위해 거액을 투자해야할 입장인데 오너의 투자결정이 어렵거나 지연되면 중국시장을 잡을 기회를 상실하게 될 수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자연주의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만큼 알로에와 그린티 등 자연 성분을 강조한 제품들로 엄선, 새로운 품목 및 신규 매장을 점차 확대하는 계획을 꾸준하게 추진하고 있다. 올해도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올해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심천, 항저우 등 소비규모와 성장력이 높은 1, 2선 도시를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 오픈할 계획이다.

하지만 막장 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오너 리스크로 네이처리퍼블릭의 이미지가 실추당하고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냉소와 불신도 커지고 있는데다 중국시장 확대전략도 제대로 추진할 수 없어 그동안의 급성장세는 수그러들면서 정체의 수렁으로 빠져들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 대표는 중저가 화장품업계에서 신화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는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과일 장사로 종자돈을 마련한 뒤, 20대 후반이던 1993년 화장품 대리점을 시작했다. 2003년 더페이스샵을 창업하면서 미샤와 함께 중저가 화장품 돌풍을 일으켰다.

2년 뒤 더페이스샵을 LG생활건강에 매각해 수천억 원의 차익을 거뒀다. 이어 2009년 자연주의 콘셉트의 화장품회사 네이처리퍼블릭을 세우며 취임 6년 만에 25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면서 급성장가도를 달려왔다.

하지만 오너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네이처리퍼블릭은 앞으로는 더 이상 이 같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저가 화장품시장에서 성공신화가 더 이상 빛바래지 않도록 하기위해서는 네이처리퍼블릭이 오너리스크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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