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비즈온 이동훈 기자] 100억원대 해외원정 도박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롯데면세점과 서울메트로에 로비자금을 건넨 정황이 포착돼 일명 ‘정운호 게이트’를 둘러싼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해당업체들은 이와 관련해 사실무근이거나 종결된 사건이다는 입장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최근 정 대표의 계좌에서 자산 흐름을 파악하던 중 롯데 관계자들에게 수상한 자금 20억원가량이 흘러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감 중이던 정 대표를 불러 이 자금의 용처를 물었고, 정 대표는 “롯데 측이 우리 회사에 컨설팅을 해준 대가로 건넨 돈”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검찰측은 이 자금이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을 위한 로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브로커 이모(56)씨가 정 대표에게서 받은 9억원 상당의 자금이 지하철역 입점을 위해 부당한 돈을 집행했을 가능성도 발견하고 서울메트로 측에 대한 수사에도 곧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네이처리퍼블릭은 비상장회사로 정 대표가 개인회사라는 생각 아래 회사 자금을 임의로 사용한 흔적이 많다”며 “서울메트로와 롯데면세점 입점로비 의혹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과 서울메트로 측은 네이처리퍼블릭을 둘러싼 의혹에 자사의 이름이 거론 된 것만으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과 업체 사이에서 로비가 발생하려면 중개인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네이처리퍼블릭과는 직거래만을 해온터라 불법자금이 발생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서울메트로는 이미 판결이 끝난 사건이 재거론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010년 1월 정 대표는 2010년 1월 서울메트로의 지하철 1~4호선 70개역 100개 상가운영권을 갖고 있던 S사를 인수해 서울메트로 2차 매장사업 입찰을 위해 브로커를 통해 서울메트로 팀장급 직원에게 8천만 원을 건넨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당시 정운호 대표가 소유했던 회사는 네이처리퍼블릭이 아닌 S사 였다”며 “이와 관련해 담당직원은 파면조치했고,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의 감사까지 끝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