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 사는 포유류 동물 중에는 코끼리 같이 꽤 큰 것들이 있지만, 진짜 큰 포유류 동물을 보려면 바다로 가야 한다. 코끼리 무게는 수 톤 정도이지만, 고래 중에는 수십 톤이 넘는 것들이 있다.
고래 말고도 수중 포유류 동물들은 대체로 지상에 사는 포유류 동물 보다 덩치가 훨씬 크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생각했던 그런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수중 포유류 동물들이 큰 것은 물의 부력이 중력의 압박에서 수중 포유류 동물들을 해방시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물의 부력이 수중 포유류 동물이 덩치가 큰 한 요인일지 모른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수중 포유류 동물이 지상 포유류 동물에 비해서 덩치가 큰 것은 차가운 바닷물에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하서는 큰 덩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고래는 그냥 크게 자라기 때문에 커진 것이 아니라, 덩치가 커야만 하기 때문에 몸집을 키운 것이다.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은 동물의 덩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하는 일련의 컴퓨터 모델을 만들고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랬더니 수중 포유류 동물의 덩치를 결정하는 두 가지 요인을 발견했다.
첫 번째는 이들 수중 포유류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덩치가 커야 한다. 덩치가 큰 수중 포유류 동물은 몸집이 작은 것에 비해서 바닷물에 둘러싸인 상태에서도 열을 덜 빼앗기는 장점을 갖는다.
차가운 물 속에서 체온 유지에 유리
그러나 큰 덩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먹이가 필요한데, 수중 포유류 동물들은 먹이를 얻는 데 들어가는 노력 보다 신진대사가 더 활발하다. 결국 연구팀은 수중 포유류 동물의 덩치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내용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고래는 먹이를 모으는 능력보다 더 많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기 때문에 결국 몸집이 커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수중 포유류가 덩치가 커지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다.
기본적으로 동물은 자기 덩치를 운영할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기계이므로, 필요한 에너지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등의 요인이 수중 포유류 동물의 크기의 한계를 설정한다.
연구팀이 포유류 동물의 무게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가장 작은 수중 포유류 동물의 크기는 가장 작은 지상 포유류 동물 보다 천 배 정도 컸다. 이에 비해서 가장 큰 수중 포유류는 지상 포유류 보다 25배 정도만 컸다.
이것은 수중 포유류 동물이 덩치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이며, 이렇게 커야 할 무슨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속에서 사는 포유류 동물들은 모두 비슷하게 길쭉한 몸통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 가까운 친척은 아니다. 오히려 물개와 바다 사자는 개와 더 가깝고, 바다소는 코끼리와 조상이 같고, 고래와 돌고래는 하마나 다른 발굽 있는 포유류와 관계가 있다.
이런 지상 포유류 동물이 수중 포유류 동물로 변했을 때, 나타나는 특징은 허리가 굵어진다는 점이다. 어째서 이런 변화가 발생했는지 알기 위해 연구원들은 현재 살아있는 3,859종의 포유류 동물과 2,999종의 멸종한 화석 포유류 동물의 데이터를 모아 분석했다. 이는 살아있는 포유류의 70%와 멸종한 포유류의 25%를 포함한 것이다.
연구팀은 루이지애나 대학 마린 콘소시엄(Louisiana Universities Marine Consortium)의 크레이그 맥클레인(Craig McClain)과 협력해서 개발한 컴퓨터 분석 모델을 이용했다.
그랬더니 지상 동물이 일단 물 속으로 들어가면, 이들은 빠르게 새로운 크기로 변하는 것을 발견했다. 대략 450 kg 크기로 변한다. 개와 같이 작은 조상을 가진 동물들은 바닷 물 속에서는 최적의 무게가 하마 같은 정도로 커진다. 큰 것이 수중 생활에는 더 좋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러나 무작정 커지는 것이 아니고, 어떤 특정 지점까지만 그렇다. 비교적 최근에 수중 동물이 된 수달은 이같은 트렌드를 따르지 않았는데, 이는 많은 수달 종들이 아직도 땅에서 더 많이 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중 포유류 동물에서 수달이 작은 쪽 끝이라면, 수염 고래는 예외적인 큰 쪽을 보여준다. 수염 고래는 먹이를 공급받는데 있어서 훨씬 적은 에너지를 소모하는데 이것이 수염고래를 좀 더 효율적으로 이빨 고래보다 더 크게 자라도록 만들어준다.
큰 덩치는 필수적인 생존 전략
스탠퍼드 대학의 조나단 페인(Jonathan Payne) 지구과학 교수는 “많은 사람들은 포유류 동물들이 물 속으로 들어가면, 더 많은 자유를 얻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러나 우리가 연구해보니 물속으로 들어가면 더 많은 한계에 맞닥뜨린다”고 말했다.
페인 교수는 “물속이라 거대한 포유류가 된 것이 아니라, 물 속에서는 큰 포유류가 되어야 하고 다른 선택권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직 과학자들은 동물의 덩치를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는 미스터리를 완전히 깨뜨리지는 못했다. 동물을 연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덩치가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이다. 이 한 가지가 아주 많은 다른 것들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동물이 얼마나 큰지 안다면, 그 동물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신진대사율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난 5년간 과학자들은 포유류들이 더 큰 덩치로 진화해온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을 발견했다. 덩치 큰 동물들은 짝을 지을 때나 먹이를 찾을 때 경쟁자들을 쉽게 물리칠 수 있다.
그러나 지상 포유류 동물들은 중력이라는 한계조건에 갇혀 있다. 지상 포유류 동물이 기동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큰 덩치를 지탱하려면, 육중한 뼈와 혈관이 필요하지만, 무게가 수 톤에 달하는 코끼리 같은 동물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 이 기사는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도 실렸습니다. 데일리비즈온은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송고를 허용합니다.>